게이머로/게임리뷰

팰월드 약 280시간 플레이(3회차 인생 중) 후기

ReasonyB 2025. 1. 12. 02:56

간단 요약

- 게임을 잘 안하는 친구도 부담없이 할만큼 깜찍하게 생겼다.

- 홀로 하는 것도 재밌지만, 다인원이 각각의 기지 베이스를 만들어 플레이하는 것이 불균형한 게임 경험치를 가진 유저들이 같이 하기가 좋았다.

- 서버로 올려 놓으면 언제든지 접근이 가능하지만, 한 사람이 월드를 관리하는 것도 식량관리, 정보교류 측면에서 장점이 많아 소수의 인원으로 플레이한다면 해당 방식을 추천한다.


 

팰월드가 왜 재미있는가?

 게임을 홀로 100여시간을 하고 친구의 손에 게임을 쥐어주면서 까지 플레이 했던 경험을 통틀어 들었던 의문이다. 일단 필자는 아크 서바이벌에 대해 알고 있고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플레이를 해본 경험은 없고 관련하여 얕게 시청한 경험은 있다. 이러한 배경은 아마 분석을 내리하는 동안 반영이 되어있을 것이다.

 팰월드를 하며 필자가 느낀 선택의 이유와 지속적으로 플레이 하게 된 몇 가지 이유들을 분석하고 정리해 보고자 한다. 크게 그래픽적인 요소, 시스템적인 요소, 비게임적 요소로 분류할 수 있다. 이들 중 시스템 요소랑 비게임적인 요소를 주요하게 다루고자 한다. 게임에 유저를 붙들어 두기에 이 두 가지가 주된 요소라고 이번에 계기로 느꼈기 때문이다.

 시스템 요소에 대해 처음 들었던 생각은 할 일이 많다라는 것이었다. 게임을 하면서 같은 일을 반복한 적은 많다. 게임에서 필연적으로 플레이어에게 고난을 주기 위해 혹은 밸런스를 위해서 등 여러 이유로 사용하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게임을 다양한 종류를 플레이한 경험이 있다면, 한두번 경험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떤 노동은 지루하게 느껴지는 반면 팰월드는 납득할만 했는지에 대해 조금 깊게 고민해보고자 했다. 일단 반복하는 일의 가지 수가 다양하고 대부분 필요에 따라 자동화가 가능하다. 이런 부분은 소위 말하는 일퀘, 주퀘 등에 존재하는 토벌 버튼과 구조가 동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여기서 자동화를 수행하는 것을 팰이라는 게임 내 AI가 가져가면서 게임의 장치로 풀어갔다. 그러면서 플레이어에게는 직접하거나 자원관리 및 리퀘스트 중 자유롭게 하나를 고를 수 있게 된다. 자원 관리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것 또한 재화 관리와 동일 영역이라고 간주할 수 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크래프트, 타이쿤, 시뮬레이션 등의 장르가 섞인다면, 자원 관리의 영역이 전투력 증강에 한해서 영향을 주기 보다는 부가적으로 혹은 주로 생활 환경이 발전 및 개선된다는 차이가 있다. 캐릭터의 전투력이 증강되는 것도 체감할 수 있지만, 시각적으로 제일 많이 영향을 주는 것은 환경이 변화하고 게임의 플레이 루틴이 조금 변화된다는 것이다[1]. 보통 테크를 탄다고 표현을 하는데, 모든 테크를 타기엔 자원이 부족한 시점이 필연적으로 존재한다. 이 때 플레이어에게 게임은 선택과 집중을 요구한다. 로우 테크에서 유지될 수 있는 부분은 남겨두고 캐릭터의 성장에 필연적이라 생각하는 테크를 타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들이 우선시하는 가치와 목적에 따라 필수 테크 트리가 다양화된다. 다양화 모델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 의견을 덧붙여야 하는데 이는 비게임적요소에서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다음은 이동이 쉽다는 점이다. 오픈월드 혹은 광범위한 맵에서의 이동은 항상 지루함이 발행한다. 좋은 경치는 같은 경로의 이동이 반복되면 퇴색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쉽사리 게임에서 이동 수단을 제공할 수 없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스토리나 게임의 스타일 상의 개연성, 컨텐츠 소모 속도 조절, 이동 거리의 증가로 인한 월드의 크기 증가 등 게임은 여러 이유로 게임의 이동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게임을 하며 느꼈던 점은 생각보다 이동 수단에 대해 후하다는 것이었다. 팰을 활용한다는 스토리적인 개연성일 수도 있겠지만, 필자는 플레이어가 이동하는 근원적인 목적에 대해 고민을 해보게 되었다. 왜 장시간 이동만 하는 것을 납득할 수 있었냐라는 질문에 나름의 답을 내어보자면 파밍 및 루팅에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이동보다는 필요한 것을 파밍하기 위한 이동은 납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게 팰월드로 오며 목적이 팰들로 바뀌었고 한번 장거리 여정을 결심하였을 때, 단일 팰을 목적하여 이동하기 보다는 다중 목적들을 그룹화 하여 그 근처를 배회하며 포획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때문에 장거리 이동 시간을 웨이포인트로 배제하더라도 이동시간이 적다는 느낌은 받지 못하였다. 팰월드에서는 참수리 상과 같은 빠른 이동 포인트를 활성화 하는 것과 팰이 주된 여정의 보상이었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상자나 수집요소는 부차적으로 느껴졌다[2]. 상자나 수집요소를 습득하지 못하더라도 팰 한 마리를 포획한다면 그 여정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다양한 시스템적 요소가 있겠지만 주요하게 다루고 싶었던 내용은 위의 두 내용이다. 반복작업 혹은 노동이라 간주되는 작업들에 대해 지루함을 줄이는 방식, 이동 시간 지연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왜 이게 가능했는지에 대해 파악해보았다.

 그외 비게임적 요소는 친구와 함께하게 되었던 사연과 왜 같이 하는 게 재미있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필자가 경험한 게임을 '시작'하기 위해 2가지가 주요한 장애물들이 존재한다. 플레이용 디바이스(콘솔, PC등)와 게임을 즐기기 위한 최소한의 비용이다. 플레이용 디바이스는 여건이나 상황이 되지 않는 이상 타인의 게임 디바이스를 마련해 주는 경우는 거의 없거니와, 필자가 그런 역량이 그 정도가 되지 않기 때문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다. 그렇기에 설득하기 위한 최소한의 문턱을 넘기기 위해서 친구에게 게임을 선물로 전달하였다. 그 계기로 친구와 같이 팰인생 2회차를 같이 시작했다.

 게임을 다수의 온/오프라인 사람들과 같이 한다는 것은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서로의 족쇄가 된다고 생각한다. 게임이 충분히 재미있고 서로에게 타의적으로 플레이하게 해도 버틸 수 있는 정도의 피로감이라면, 같이 게임하는 타인의 존재는 충분히 서로의 족쇄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누구 하나가 플레이를 하고 싶으면 서로가 서로를 끌어당기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오프라인 사람들과 게임을 시작하는 것은 생각 외로 어려운 일이다. 일정을 맞추기 어려운 사정 등 각자의 이유들로 인해 시작을 못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보통은 인게임 혹은 게임사에서 디스코드를 통해 플레이어들을 서로 만날 수 있다. 필자는 친구와 팰월드를 하면서 서버를 열어둔 형태가 아닌 필자의 월드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플레이를 시작했다. 한창 깊게 빠져들었을 때, 서버 제안을 했었는데 이왕이면 같이 하는 게 좋고 더 깊게 빠져들면 컨디션 관리가 힘들 것 같기도 하고, 현재도 인게임 식량관리가 힘든데 24시간 돌려 놓으면 관리가 더 안될 것 같다는 이유로 현상을 유지하게 되었다. 때문에 친구가 팰월드를 플레이하고자 하려면 반드시 필자와 함께 플레이를 해야하는데, 필자는 플레이가 2회차이고 친구는 현생이 더 바쁜 친구이기에 언제든 게임을 멈추어 두고 여유가 생길 때 부담없이 다시 접속해서 멈추었던 부분부터 다시 이어나갈 수 있게 되었다. 필자는 이러한 장점 때문에 게임이 취미가 아니었던 친구에게 하나의 선택지가 더 생겼다고 생각한다.

 게임 안에서 친구와 플레이를 할 때, 우리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같이 하나의 길드로 활동하느냐, 따로 플레이하여 활동하느냐. 사실 필자는 같이 게임을 하고 싶은 친구에게 게임을 쥐어준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나의 빌드(필자는 기술 발전이나 전초 기지 건설등을 통틀어 빌드라고 표현하고자 함)로 진행하면, 주도적이든 주도적이지 않던 잘 아는 사람이 중심이 되어서 진행된다. 이 상황이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장점이라고 여겨질지는 모르겠으나 필자의 경험에서는 좋았던 기억은 없었다. 어떻게든 빌드를 같이 하면 초보자로 막히는 구간이 나오고, 경험자는 그 상황을 보면서 바로 알려줘야하나 모르는 척을 해야하나 고민을 하게 된다. 차라리 팰월드의 경우는 발전할 기술이나 다음 목표로 할 일이 가시적으로 알려주지만 어떤 게임들은 이것이 연계가 되어있지도 않고 시간을 투자하여 찾아야하는 경우가 있다. 초보자가 이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경험자는 최소한의 안전망이라도 해야하나 고민을 하게된다. 예를 들자면, 게임 메뉴를 뒤지면서 체력관리는 어떻게 해야하고 식량관리는 어떻게 해야하며 이동과정에서 무엇이 위험한지에 대해 경험하고 알아봐야하는데 일정 구간에서 초보자에게 부정적인 영향(계속 죽음, 아이템을 모두 잃어버림 등)이 입문자에게 치명적인지 알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조언 혹은 말려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한 적이 있다. 또한 그 과정에서 입문자는 지연되는 시간이 타인의 시간을 너무 쓰는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필자의 경험). 이러한 미묘한 고민을 하기 시작하면 플레이어들이 게임에서 경험할 수 있는 재미는 반감되기 시작한다. 친구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서로 따로 활동하자고 제안하여 이를 수용하여 플레이하게 되었다. 해당 게임류를 처음 경험해본 초보자가 혼자 해보기로 한다면 게임 내의 시스템 자체가 낯설어 이탈하기가 쉬워지게 된다. 이러한 문제는 옆에서 어느정도 도와주는 방식으로 완화가 될 수 있었는데, 이전에 얘기한 월드를 만들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언급하였다시피 물어보기 쉬운 경험자가 항상 상주해있는 형태가 되었던 것이다(더군다나 친구와는 오프라인에서 만나서 게임을 하였다). 같이 빌드를 만드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묻는다면, 같은 집을 살고 있는 사람과 이웃 주민 정도의 차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아무튼 2회차이기에 살짝 지루해진 경향이 없진 않았지만 친구의 꾸준한 질문들과 게임 초기에 겪었던 제일 답답한 부분을 친구의 발전 속도에 적절하게 제공하기도 하고 가끔 보스 잡으러 갈 때 잠깐 상대하여 시간을 벌어주는 식으로 1회차와 혼자일 때 경험해보지 않은 다른 재미를 겪어보게 되었다.

 게임하면서 느낀건 1회차 다르고 2회차 다르다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그래서 친구와 필자의 빌드는 조금 다른 차이가 있기에 게임을 플레이를 하는 양상이 조금 달랐다. 그럼에도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상호작용이 있었던 이유는 게임 안에서 결국 도달하는 도달점이 얼추 비슷하기 때문이다. 플레이어가 가진 아이템이 서로에게 중요도나 가치가 다를 뿐, 주요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았기에 플레이어들의 발전이 평행적으로 흘러간다고 느껴졌다.

 느낀 점이나 이런저런 분석한 점을 적다보니 긴 글로 이어지게 되었지만, 게임은 가격 그 이상의 값어치를 했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은 소비였다. 비록 게임 자체의 미래는 불확실할 위험이 크지만.